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해 계곡이나 강을 건너지 않고 산줄기만으로 지리산 천황봉에 이르는 도상거리 약 1,625km(남한구간 690km)의 큰 산줄기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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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24일 제6차 종주 대장정에 나선 강릉백두대간산악회원들 |
이 땅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걸어봐야 할 곳이지만 백두대간은 아무에게나 그 기회를 허락하지 않는다
. 때문에 백두대간은 모든 산악인들의 영원한 로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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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 넷째 토요일~일요일 무박2일로 36회에 걸쳐 백두대간을 종주한다. |
강릉백두대간산악회
(회장 함종만/이하 강백산)는 말 그대로 백두대간 종주를 주로 하는 산꾼들의 모임이다.
백두대간 산행을 통해 우정과 심신의 건강을 나누기 위해 2002년 결성된 강백산은 그 동안 5회 차에 걸쳐 203명의 완주 회원을 배출했다.
이들에게 며칠 만에 종주를 끝냈느냐는 질문은 어리석다
. 짧은 기간에 빨리 끝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를 이기고 완주하는 게 중요하고 산행을 통해 무엇을 얻었느냐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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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든 산행을 통해 끝끈한 정을 다져가는 강릉백두대간산악회원들 |
강백산은 지리산 천왕봉을 출발해 매월 둘째
ㆍ넷째 토ㆍ일요일에 무박 2일로 총 36회에 걸쳐 백두대간을 잇는 산행을 계속한다.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고 결코 만만하지 않은 산행이기 때문에 회원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차량 이동 시 음주 가무 금지, 식사시간 최소화, 국토 사랑ㆍ자연보호 활동 및 회원 상호 간 협조 등의 철칙을 고집하는 것도 완주를 위해서이며, 산꾼으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자세이기 때문이다.
2002
년 3월 9일~2003년 9월 28일 역사적인 1차 종주(회장 이근현)에서 이근현, 임명순, 박문성, 김진길, 차영옥, 최혜원 6명의 완주자를 낸 강릉백두대간산악회는 2차 종주(회장 곽영주, 이은상)에서 18명에 이어 5차 종주에 이르는 동안 180명의 완주자를 내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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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에 4번 참가해 정회원 자격과 함께 명찰을 받은 신입회원들 |
지금까지 완주한 회원
203명 중 박태철(어긋장) 씨가 무려 4번이나 완주를 했고, 3번 완주를 한 회원도 곽영주(왕회장), 김봉수(청도체육관), 김종태(푸른솔), 김진상(사부랑), 박용능(용아장성), 장경배(휘닉스), 최근석(신화) 씨 등 7명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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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대간 종주 3분의 1에 해당하는 12회 산행 회원에게 주어지는 T셔츠 |
2
번 완주한 회원은 35명, 1번 완주 회원은 무려 168명이나 돼 6차 종주(회장 함종만)가 끝나는 내년 4월이면 그 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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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주패와 축하 꽃다발을 받은 1회 완주자들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
백두대간이나 정맥산행이 없는 일요일이면 이들은 백두산
, 한라산, 설악산, 방태산, 응봉산 등 전국 명산 답사에 나선다. 개중에는 백두대간 정기산행에서 빠진 숙제산행에 나서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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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회 완주자에게 완주패를 전달한 함종만 회장(왼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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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완주자 "최고!" |
인간승리의 감동도 많다
. 20여 년 전 안전사고로 왼쪽 팔을 잃은 김철수(바둑이. 60세) 씨가 사투에 가까운 산행 끝에 1차 완주를 하던 날, 벅찬 감동에 김철수 씨도 울고, 박수를 보내는 회원들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산행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는 김철수 씨는 이달 14일 6차 25구간인 화방재~함백산~피재에 이르는 구간을 산행해 3번째 완주를 하게 된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나 다 강백산 회원이 될 수 있지만 대간산행에
3번을 참가해야만 정회원 자격과 함께 개성 넘치는 닉네임까지 붙은 명찰이 주어진다.
또 12번을 참가하면 강백산 T셔츠가, 24번을 참가하면 조끼가, 36번 완주를 하면 비로소 완주패가 주어지게 된다. 반대로 4개월(8회차) 이상 연속해 산행에 불참하면 정회원 자격이 상실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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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을 통해 인생과 자연의 순리를 배운다. |
우리의 인생길이 오르내림의 연속이듯 이들 강백산 회원들은 오르내림의 연속인 백두대간 길에서 인생을 배우고 자연의 순리를 배운다
.
뜨거운 열정과 의지로 작열하는 뜨거운 태양을 견뎌내고, 모진 비바람을 이겨내고, 한겨울 얼어붙은 빙벽과 미끄러운 눈길을 헤치며 마침내 이루어낸 이들은 백두대간 완주의 자긍심과 끈끈한 동지애로 서로를 굳세게 품어 안는다.
진정한 산꾼 강백산 회원들은 비바람 눈보라와 삼복의 무더위에도 굴하거나 피하지 않고 묵묵히 걷고 또 걷는다
.
이 땅의 수많은 생명들이 몸 기대어 살아가고 있는 백두대간이, 그리고 이들이 스스로 ‘미쳤노라’ 고백하는 산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